밤에 누웠을 때 유난히 시계 소리가 크게 들려 거슬릴 때가 있다. 한 번이면 상관없지만, 평상시에도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소리가 유난히 신경 쓰인다면 청각과민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일상 소리에도 불안하면 청각과민증
'선택적 소리 민감성'으로도 알려진 청각과민증은 보통 사람이 불편해하지 않는 일상적 소리자극을 견디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시계 초침소리, 밥 먹는 소리, 키보드 소리, 발소리 등 특정 소리를 남들보다 크게 인식하고 고통을 호소한다. 이 과정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불안감 ▲도피 욕망 ▲혐오 ▲분노 ▲공포를 느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타인과 대화도 힘들어지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겪는다. 심해지면 ▲식은땀 ▲심장박동수 증가 ▲혈압 상승 등 자율신경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귀가 아닌 뇌 문제로 생겨
청각과민증은 대체로 9~13살에 나타나 성인이 되면서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졌으나, 정확하게는 밝혀지지 않았다. 단, 귀 문제이기보다 뇌 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2017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청각과민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전방섬상세포군피질(사람의 감각과 감정을 연결하는 뇌 부위)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있으며 다른 뇌 부위와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연결돼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소리 들을 때 뇌 연결 상태를 직접 촬영한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2021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청각과민증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를 fMRI(자기공명영상법)로 촬영했다. 그 결과, 청각과민증 환자는 특정 소리를 들었을 때 '안면 운동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다른 뇌 영역과 비정상적인 연결이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러 소리 노출해야
청각과민증이 의심되면 청력검사를 시행한다. 청각과민증은 청력 이상이 없는 질환이기에, 청력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면 상반고리파열증후군등과 같은 다른 귀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청력검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문진 후 청각과민증으로 진단한다.
청각과민증 환자는 소리 자극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소리를 피하고자 귀마개나 이어폰을 착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소리에 노출되는 게 증상 완화에 좋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실제 청각과민증 치료도 일부러 소리에 노출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약한 자극부터 의도적으로 노출해 소리에 적응하도록 하는 '건강 소리 자극 훈련'이 대표적이다. 주파수 영역대가 균일하게 유지되는 백색 소음에 자주 노출되는 훈련으로 귀를 익숙하게 하는 방법이다. 빗소리, 파도소리 같은 자연음이 대표적인 백색 소음이다. 상황에 따라 음량을 천천히 높이고 청취 시간을 늘려가면서 소리에 익숙해질 수 있다. 싫어하는 특정 소리를 일부러 듣거나 따라 하는 '민감 소실요법'도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특정 소리에 익숙해질 수 있고, 직접 소리 내보면 소리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줄기 때문이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0/31/20221031014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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