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을 진단받으면 환자와 가족들은 “무엇을 먹어야 증상이 좋아질까요?”, “피해야 할 음식은 없을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을 치료하거나 진행을 확실하게 늦추는 것으로 입증된 특정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은 없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기보다는 환자의 체중과 활동량, 소화 상태, 삼킴 기능, 동반질환 및 복용 중인 약에 맞춰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식사 원칙과 함께 변비, 체중 감소, 삼킴 불편 및 레보도파 복용 시 확인해야 할 사항을 알아보겠습니다.
* 파킨슨병에 특별히 좋은 음식이 있나요?
파킨슨병 환자만을 위한 특별한 치료식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파킨슨병에 좋은 음식’을 찾기보다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단백질 식품 및 건강한 지방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현실적인 관리 방법입니다.
1. 색깔이 다양한 채소와 과일
채소와 과일은 식이섬유와 비타민, 무기질, 항산화 성분을 공급합니다.
- 시금치, 브로콜리, 배추, 양배추
- 당근, 단호박, 파프리카, 토마토
- 사과, 배, 키위, 귤
- 블루베리, 딸기 등의 베리류
항산화 성분이 포함된 식품은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특정 채소나 과일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직접 막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 가지 식품을 많이 먹기보다 여러 종류를 번갈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이 있다면 과일을 한 번에 많이 먹지 말고 적당량을 나누어 섭취하는 게 좋으며, 만성콩팥병으로 칼륨을 제한하고 있다면 채소와 과일의 종류와 양을 의료진 또는 임상 영양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2. 통곡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현미, 귀리, 보리, 통밀빵과 같은 통곡물은 정제된 흰쌀이나 흰 빵보다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현미와 잡곡밥
- 귀리와 오트밀
- 통밀빵
- 콩과 렌틸콩
- 채소와 해조류
다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복부 팽만이 잦다면 잡곡과 콩류를 갑자기 많이 먹지 말고, 소량부터 천천히 늘려야 합니다. 해조류는 식이섬유가 들어 있지만 나트륨과 요오드 함량을 고려해야 하므로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근육을 유지하기 위한 단백질 식품
파킨슨병 환자는 움직임이 줄고 식사량이 감소하면서 근육량이 줄기 쉽습니다. 따라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생선
- 달걀
- 두부와 콩
- 닭고기와 기름기가 적은 고기
- 우유와 요구르트
- 견과류
레보도파를 복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단백질 식품을 모두 피해서는 안 됩니다. 단백질 섭취가 지나치게 부족하면 근육 감소, 체력 저하, 낙상 위험 및 영양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환자는 단백질이 많은 식사 후 레버도 파의 효과가 늦게 나타나거나 약효가 짧아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단백질의 총량을 무조건 줄이기보다 섭취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4. 불포화지방이 포함된 식품
고등어, 연어, 꽁치와 같은 생선과 견과류, 들기름, 올리브유 등은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며, 튀김이나 가공육,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보다는 굽기·찜·삶기와 같은 조리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견과류는 열량과 영양 밀도가 높지만 단단하고 잘 부서지기 때문에 삼킴이 불편한 환자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곱게 갈 거나 무가당 견과류 버터처럼 부드러운 형태로 섭취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파킨슨병과 변비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변비는 파킨슨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빈 운동 증상입니다. 장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활동량 감소, 수분 부족, 식사량 감소 및 일부 약물의 영향이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비가 심하면 복부 불편뿐만 아니라 약물이 위와 장을 통과하는 시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약효가 불규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변비 관리를 위한 식사 방법
- 채소와 과일, 통곡물을 꾸준히 섭취합니다.
- 식이섬유는 갑자기 많이 먹지 말고 서서히 늘립니다.
-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 아침 식사 후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만듭니다.
- 가능한 범위에서 규칙적으로 걷고 몸을 움직입니다.
- 변의를 오래 참지 않습니다.
키위, 사과, 배, 자두, 푸룬 등은 식이섬유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과일의 당분과 칼륨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이섬유만 지나치게 늘리면 복부 팽만이나 변비가 오히려 심해질 수 있습니다.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수분 제한을 안내받았다면 임의로 물을 많이 마셔서도 안 됩니다.
* 레보도파와 단백질은 왜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나요?
레보도파는 소장에서 흡수된 뒤 혈액을 통해 뇌로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음식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일부 아미노산과 같은 이동 경로를 이용합니다.
따라서 일부 환자에게서는 단백질이 많은 식사를 한 직후 레버도 파를 복용하면 약의 흡수가 늦어지거나 뇌로 전달되는 양이 줄어들 수 있으며,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약효가 평소보다 늦게 시작됨
- 약효가 짧게 지속됨
- 식사 후 몸이 굳거나 움직임이 느려짐
- 약을 복용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짐
- ‘온·오프 현상’이 식사에 따라 달라짐
이러한 영향은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약효가 잘 유지되고 있다면 단백질의 양이나 섭취 시간을 임의로 변경할 필요는 없습니다.
* 레보도파 복용 시 확인할 사항
일반형 레보도 파 제제는 음식물, 특히 단백질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하도록 안내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약의 성분과 제형에 따라 적절한 복용 시간과 방법이 다르므로, 처방받은 약의 복약 지시를 우선하여 지켜야 합니다.
공복 복용 후 메스꺼움이나 속 불편감이 심하다면 임의로 복용 시간을 바꾸거나 약을 중단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의 증상과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소량의 저 단백 간식을 곁들이거나 복용 시간과 식사 간격을 조절하는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내용을 기록해 진료 시 보여주면 약과 식사의 관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약을 복용한 시간
- 식사를 시작한 시간
- 식사 내용과 단백질의 종류
- 약효가 시작된 시간
- 몸이 굳거나 느려진 시간
- 이상 운동이 나타난 시간
- 메스꺼움이나 어지럼이 발생한 시간
* 단백질 재분배 식단이란 무엇인가요?
단백질 재분배 식단은 단백질을 먹지 않는 식단이 아닙니다. 낮 시간의 단백질 섭취를 줄이고 저녁 식사에 상대적으로 더 배치하여 낮 동안 레버도 파의 약효 변동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잘못 시행하면 하루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고 체중과 근육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식단도 아니므로 식사와 관련된 약효 변동이 확인된 환자가 신경과 전문의와 임상 영양사의 지도를 받아 시행해야 합니다.
철분제나 철분이 포함된 종합 비타민도 일부 레버도 파 제제의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복용 중인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의 이름과 용량을 진료 시 의료진과 약사에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식사 중 기침하거나 자주 사레가 든다면
파킨슨병은 턱과 얼굴, 혀와 목 근육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어 씹기와 삼키기가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삼킴 장애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식사 중이나 식사 후 기침이 반복됨
- 물이나 국물을 마실 때 자주 사레가 듦
- 음식이 목에 걸린 느낌이 남음
- 한 끼 식사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짐
- 입안에 음식물이 계속 남음
- 목소리가 젖은 듯하거나 가래 낀 소리로 변함
- 식사량과 체중이 감소함
-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나 폐렴이 반복됨
삼킴 장애가 있으면 영양 부족과 탈수뿐만 아니라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과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기침하지 않는 ‘무증상 흡인’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복되는 증상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 안전한 식사를 위한 기본 원칙
- 허리와 등을 세우고 안정된 자세로 앉습니다.
- 식사 중에는 대화나 TV 시청을 줄이고 삼키는 데 집중합니다.
- 한 번에 적은 양을 입에 넣습니다.
- 충분히 씹고 삼킨 것을 확인한 뒤 다음 음식을 먹습니다.
- 퍽퍽하거나 딱딱하고 잘 부서지는 음식은 피합니다.
- 국물이나 소스를 이용해 음식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듭니다.
-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습니다.
- 피곤할 때보다 몸 상태가 비교적 좋은 시간에 식사합니다.
물 사레가 든다고 해서 임의로 모든 음료를 걸쭉하게 만들거나 음식을 갈아먹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안전한 음식의 질감과 점도는 삼킴 검사와 전문가 평가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증상이 반복되면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필요에 따라 연하 검사 및 언어치료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체중이 줄었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체중 감소를 단순히 식사량이 적어서 생기는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증상과 약물 부작용, 삼킴 기능, 소화기 문제, 우울감 등 여러 원인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체중 변화가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킨슨병 환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 손떨림이나 경직으로 식사 동작이 불편한 경우
- 수저 사용이나 음식 준비가 어려운 경우
- 식사 시간이 길어지면서 충분한 양을 먹지 못하는 경우
- 약물 복용 후 메스꺼움이나 속 불편감이 나타나는 경우
- 냄새와 맛을 잘 느끼지 못해 식욕이 감소한 경우
- 우울감이나 무기력으로 식사에 관심이 줄어든 경우
- 삼키거나 씹는 기능이 저하된 경우
- 변비, 복부 팽만감 또는 위 배출 지연으로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경우
- 떨림이나 이상 운동으로 에너지 소모가 증가한 경우
- 레버도 파 복용과 단백질 섭취 시간을 지나치게 제한해 전체 영양 섭취가 부족해진 경우
* 한 번에 많이 먹기 어렵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세 끼 식사 사이에 2~3회의 간식을 추가하여 조금씩 자주 먹는 방법도 있으며, 달걀찜, 두부, 생선찜, 요거트, 부드러운 죽이나 수프처럼 비교적 먹기 편한 음식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삼킴에 문제가 없다면 들기름·올리브유·아보카도·곱게 간 견과류처럼 적은 양으로 열량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을 식사에 추가하면 좋습니다.
다만 체중을 늘리기 위해 단백질 식품을 임의로 한 시간대에 몰아 먹거나, 반대로 레보도파 때문에 단백질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아야 하며, 약효 변화가 있다면 의료진이나 임상영양사와 복용 시간 및 식사 구성을 조절해야 합니다.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거나 반복적인 사레와 기침, 탈수, 심한 무기력, 발열 또는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아야 합니다.
* 뼈 건강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파킨슨병은 자세 불안정과 보행장애로 낙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뼈 건강 관리도 중요합니다.
칼슘과 비타민D를 위해 우유와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달걀, 비타민D 강화식품 등을 적절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타민D나 칼슘 보충제를 무조건 복용하기보다는 식사 상태와 혈액검사, 골밀도, 콩팥 기능 및 현재 복용 약음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기립성 어지럼이 있을 때 소금과 물을 늘려도 될까요?
파킨슨병이나 치료 약의 영향으로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게는 수분과 염분 조절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고혈압, 심부전, 부종, 만성콩팥병이 있다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어지럽다고 해서 소금이나 물을 임의로 늘리지 말고 혈압을 확인한 뒤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 줄이는 것이 좋은 식습관
특정 음식을 완전히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다음 식습관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지나치게 짠 음식
- 당분이 많은 음료와 간식
-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가공식품
- 과도한 음주
-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이 먹는 식사
- 영양소가 부족한 극단적인 제한식
-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과 민간요법
파킨슨병 치료제는 임의로 중단하거나 복용 시간을 크게 바꾸면 안 됩니다. 식사와 약효 사이에 변화가 느껴지면 먼저 기록하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파킨슨병 식사 관리 핵심 정리
파킨슨병 환자의 식단은 특정 음식보다 다음 원칙이 중요합니다.
- 채소·과일·통곡물·단백질·건강한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합니다.
- 레버도 파를 복용한다고 단백질을 무조건 줄이지 않습니다.
- 단백질 식사 후 약효가 달라질 때만 의료진과 섭취 시간을 조절합니다.
- 변비 관리를 위해 식이섬유와 수분, 활동량을 함께 살핍니다.
- 체중과 식사량이 감소하지 않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합니다.
- 사레와 기침, 음식 걸림이 반복되면 삼킴 기능을 평가받습니다.
- 철분제와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한 모든 복용 제품을 의료진에게 알립니다.
- 당뇨병·심장질환·콩팥병이 있다면 질환에 맞는 개별 식단이 필요합니다.
마무리
파킨슨병에 도움이 되는 식사는 특별한 한 가지 음식이 아니라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춰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사입니다. 같은 파킨슨병이라도 복용하는 약과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 체중, 변비, 삼킴 기능 및 동반질환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환자의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식사 후 약효가 반복적으로 떨어지거나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경우, 식사 중 자주 사레가 들거나 변비가 심한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과 상담하여 개인에게 맞는 관리 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료이며 개인의 진단과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약의 용량과 복용 시간, 식사 구성은 임의로 변경하지 말고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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